소자본 온라인 창업과 지역 청년지원사업의 막연한 비교
요즘 인터넷이나 SNS를 조금만 둘러봐도 소자본 창업에 대한 성공 담론이 차고 넘친다. 특히 ‘천만 원 창업’이나 ‘무점포 온라인 쇼핑몰’ 같은 문구들은 직장을 그만두고 새로운 길을 모색하던 나 같은 사람들의 마음을 흔들기에 충분했다. 솔직히 나 역시 노트북 한 대만 있으면 집에서도 편하게 돈을 벌 수 있을 거라는 안일한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조금만 깊이 알아보니 스마트스토어나 해외 구매대행 같은 분야는 이미 레드오션 중에서도 초레드오션이었다. 하루 종일 모니터 앞에 앉아 검색어 트렌드를 분석하고 광고비를 쏟아부어도 한 달에 몇 십만 원 쥐기도 어렵다는 후기들을 보면서 다른 대안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그러던 중 눈에 들어온 것이 정부나 지자체에서 지원하는 지역 기반의 청년지원사업이었다. 농업이나 축산업 같은 1차 산업 분야는 경쟁이 덜 치열할 것이고, 청년들에게 주는 혜택도 더 실질적이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감이 생겼다. 서울 청년창업사관학교 같은 곳은 경쟁률이 워낙 세서 서류 통과도 어렵다는 소리를 들었기에, 오히려 지방으로 눈을 돌리는 게 낫겠다는 판단도 한몫했다.
안성 청년축산리더 육성 프로그램 참여를 결정한 과정
이런 와중에 경기도 안성에서 지역 청년들을 대상으로 축산 관련 전문 교육을 진행한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프로그램의 정식 명칭은 ‘안성 청년축산리더 올(All) 300 육성 프로그램’이었다. 교육을 이수하면 향후 축산 관련 지자체 보조사업에 신청할 때 가산점을 부여받을 수 있다는 조건이 꽤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서울에서 안성까지 왕복하는 거리가 조금 부담스럽기는 했지만, 어차피 제대로 사업을 시작하려면 현장을 알아야 한다는 핑계로 서둘러 신청서를 제출했다. 신청 과정 자체는 그리 어렵지 않았지만, 교육 당일 아침 서울에서 경기도 안성시 농업기술센터 부근의 교육장까지 운전해 가는 길은 생각보다 멀고 험난했다. 평일 아침 시간과 겹쳐 고속도로는 꽉 막혀 있었고, 초행길이라 내비게이션을 잘못 봐서 톨게이트를 엉뚱한 곳으로 빠져나가는 바람에 시작 전부터 진이 다 빠졌다.
안성시 현장 교육 1회차에서 마주한 실제 운영상의 어려움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교육장에서 진행된 1회차 수업은 내 예상과는 완전히 딴판이었다. 가벼운 마음으로 축산업의 전망이나 성공 사례 정도를 듣는 자리일 줄 알았는데, 오후 1시부터 시작된 강의는 무려 4시간 동안 쉬지 않고 이어졌다. 좁은 강의실 안에는 묘한 축사 냄새와 소독약 냄새가 섞여서 풍겼고, 딱딱한 플라스틱 의자에 서너 시간 앉아 있으니 허리가 끊어질 듯 아팠다. 강사는 실제 축사를 운영할 때 발생하는 환경 규제, 가축분뇨 처리 방법, 방역 시설 의무화 조치 등 지독하게 현실적이고 법적인 문제들을 쏟아냈다. 생소한 축산 용어들이 나올 때마다 수첩에 적어보았지만, 솔직히 절반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함께 참석한 20여 명의 다른 참가자들은 이미 부모님의 가업을 이어받아 축사를 운영하고 있거나 관련 업계에서 일하는 실무자들이 대부분인 듯했다. 쉬는 시간마다 종이컵에 믹스커피를 타 마시며 그들이 나누는 대화는 사료 단가 인상이나 구제역 백신 접종 시기 같은 것들이었는데, 나는 그 틈에 끼지 못하고 겉돌 수밖에 없었다.
오프라인 농업 지원 사업과 온라인 창업 지원의 현실적인 차이점
과거에 잠깐 알아보았던 서울의 IT 스타트업 지원 사업들과 비교해보면, 이번 축산 지원 프로그램은 시작 단계부터 요구하는 자본과 각오의 차원이 달랐다. 온라인 창업 지원은 몇 백만 원 수준의 노트북과 마케팅 비용만 있으면 어떻게든 시도해볼 수 있는 구조다. 그러나 축산업이나 농업 같은 지역 기반 사업은 최소한의 부지 확보와 기본 시설 투자에만 수억 원 단위의 예산이 필요했다. 교육 중에 강사님이 보여준 실제 축사 신축 비용과 설비 단가를 보며, 내가 생각했던 소자본 창업이라는 개념이 이 분야에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사무실에서 깔끔하게 문서 작업만 하던 내 지식으로는 냄새나고 몸을 써야 하는 현장의 거친 문제들을 단 하나도 해결할 수 없을 것 같다는 불안감이 엄습했다.
지자체 보조사업 가산점 혜택과 복잡한 서류 작성의 장벽
물론 이 교육을 수료하면 안성시에서 지원하는 각종 축산 보조사업 신청 시 가점을 받을 수 있는 혜택이 주어지긴 한다. 하지만 그 혜택을 받기 위해 넘어야 할 서류의 장벽은 너무나도 높았다. 나누어 준 예시 사업계획서를 보니 운영 계획, 방역 대책, 환경 개선 방안 등 작성해야 할 항목들이 지나치게 구체적이고 전문적이었다. 축산업에 대한 아무런 배경지식도 없는 내가 혼자 힘으로 이 서류들을 다 작성해서 제출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지원금 몇 천만 원을 쉽게 받아 창업할 수 있을 거라 믿었던 내 생각이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뼈저리게 느끼는 순간이었다. 지자체의 돈을 받아 사업을 한다는 것은 그만큼 까다로운 감시와 복잡한 절차를 견뎌내야 한다는 뜻이었다.
교육 이수 후 현실적인 창업 가능성에 대한 고민과 미련
첫날 교육이 모두 끝나고 밖으로 나오니 이미 사방이 컴컴해져 있었다. 다음 주에 있을 2회차 교육 일정이 담긴 안내장을 받아 들고 차에 올라탔다. 다시 서울로 올라가는 길, 꽉 막힌 영동고속도로 위에서 오늘 하루 동안 소비한 시간과 왕복 기름값, 통행료를 머릿속으로 계산해 보았다. 솔직히 이 교육을 계속 듣는다고 해서 내가 실제로 축산업을 시작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들인 노력과 비용에 비해 얻어갈 수 있는 결과물이 너무 막연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제 와서 중간에 그만두자니, 오늘 하루 동안 고생하며 안성까지 내려갔던 시간이 아까워 미련이 남는다. 앞으로 몇 주를 더 버텨야 할지, 과연 이 길이 내게 맞는 길인지 확신을 갖지 못한 채 어둠 속의 고속도로를 달렸다.

지역 기반 지원사업은 정말 중요하네요. 저는 특히 청년들의 기술 격차를 줄이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과 연계해서 운영된다면 훨씬 효과적일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