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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 전기학원 상담 예약만 세 번을 미뤘다

사실 처음에는 거창한 계획이 있었다. 내일배움카드를 발급받으면 무언가 대단한 자격증이라도 따서 금방이라도 번듯한 직장에 들어갈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고용노동부 사이트를 뒤적거리며 리스트를 뽑아보니 꽤 그럴싸한 과정들이 많더라. 특히 요즘은 영상 편집이나 데이터 분석 같은 트렌디한 과정도 많았는데, 왠지 모르게 내 눈길은 의정부역 근처에 있는 전기학원으로 향했다. 이게 다 아버지 말씀 때문이었나 싶기도 하고, 막연하게 ‘기술 하나쯤은 있어야지’ 하는 불안감이 컸던 것 같다.

홈페이지 인터페이스가 생각보다 더 복잡했다

워크넷이며 경기도일자리포털 잡아바며 여기저기 기웃거렸다. 정보가 너무 많으니 오히려 선택하기가 더 어려웠다. 어떤 곳은 자격증 취득 지원을 강조하고, 어떤 곳은 취업 연계가 확실하다고 홍보했다. 경기도일자리재단에서 제공하는 AI 역량 검사니 자소서 첨삭이니 하는 것들도 다 눌러봤는데, 막상 내 상황에 대입하려니 막막하더라. 왠지 남들은 다들 체계적으로 준비하는 것 같은데 나만 갈팡질팡하는 느낌이 들었다. 특히 전기기능사 같은 자격증은 국비지원을 받아도 수강료를 일부 부담해야 하는데, 그 몇십만 원의 자부담금을 고민하느라 며칠을 허비했다. 결국 상담 예약 버튼만 세 번을 눌렀다 취소했다를 반복했다.

학원 문턱을 넘기까지의 불필요한 고민들

결국 무작정 찾아간 학원은 생각보다 낡은 건물 2층에 있었다. 3개월 과정에 내일배움카드로 결제하면 대략 30~40만 원 정도가 자비부담금으로 잡혔던 걸로 기억한다. 상담해주시는 분은 무척 사무적이었다. ‘요즘 청년들이 이런 기술직을 기피해서 오히려 취업은 잘 된다’는 식의 말씀이었는데, 이상하게 그 말이 위로가 되기는커녕 더 무겁게 들렸다. 학원 안을 쓱 둘러보는데 실습장 안의 전선들이 얽혀 있는 모습이 묘하게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나름대로 예쁜 강의실을 상상했던 건지, 아니면 내가 너무 막연하게 접근했던 건지 잠시 멍해졌다. 상담받는 동안 옆자리에서는 중년으로 보이는 수강생분이 열띤 질문을 던지고 계셨는데, 그 모습이 오히려 나보다 더 절박해 보여서 괜히 머쓱했다.

막상 시작하려니 덜컥 겁이 나는 마음

등록을 할까 말까 고민하며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남구에서 청년들에게 증명사진을 무료로 찍어준다는 공고를 보았다. 그것도 취업 지원의 일환이라는데, 나는 아직 사진을 찍으러 갈 단계도 아니라는 생각에 피식 웃음이 났다. 취업박람회 정보도 있고, 의료기기 업체들이 참여하는 해피데이 행사니 뭐니 하는 것들도 많지만, 정작 내가 그 자리에서 뭘 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전기학원에서 준 안내 책자는 가방 밑바닥에 처박혀 있다. 아마도 다음 주쯤 다시 꺼내 보겠지만, 정말로 이걸 시작하면 내 생활이 어떻게 바뀔지, 아니면 시간만 버리고 끝날지 알 수 없다.

기술을 배우는 것과 직업을 얻는 것 사이의 거리

주변 친구들은 벌써 다들 각자의 길을 찾아 자리를 잡았거나 아니면 아예 다른 준비를 하고 있다. 나만 제자리에 서서 고민만 길게 하는 것 같다. 품질관리자격증이 좋다는 말을 듣고 다시 검색창을 열었다가, 또다시 영상 편집 과정 페이지를 띄워놓고 멍하니 화면을 바라본다. 국비지원이 된다고 해서 무조건 나에게 맞는 옷인 건 아닌데 말이다. 지금 당장은 그냥 이 카드 한 장을 들고 어디든 가서 등록하면 뭔가 해결될 것 같다는 착각을 반복하고 있다. 아마 내일도 나는 똑같은 사이트들을 즐겨찾기 목록에서 클릭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는 낫겠지만, 이게 정말 취업으로 이어질지에 대한 확신은 여전히 없다. 오늘 하루도 그렇게 아무것도 결정하지 못한 채로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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