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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비 지원 교육 신청했다가 내 생각보다 깐깐해서 당황했던 기억

신청 첫날부터 꼬였던 인증 절차

한참 백엔드 개발자 쪽으로 방향을 틀어볼까 고민하던 시기였다. 여기저기 뒤져보다가 내일배움카드를 쓰면 수강료 전액이 지원된다는 소리를 듣고 무작정 사이트에 접속했다. 사실 처음에는 좀 가볍게 생각했다. 그냥 강의 골라서 결제하면 끝나는 줄 알았는데, 막상 들어가 보니 무슨 서류가 그리 많은지. 본인 인증부터 시작해서 고용노동부 워크넷 구직 등록까지, 과정이 꽤 번거로웠다. 특히 그놈의 온라인 취업 특강을 들어야 수강 신청 자격이 생기는 단계에서 한참 헤맸다. 이미 취업해 있는 친구들도 다들 그렇게 시작했다고는 하는데, 집에서 그냥 노트북 하나로 뚝딱 하면 될 줄 알았던 내 착각이 문제였던 것 같다. 사이트 서버가 가끔 버벅거려서 새벽에 다시 접속해서 겨우겨우 신청 버튼을 눌렀는데, 막상 신청하고 나니 이게 맞나 싶은 생각만 계속 들었다.

교육 센터와의 첫 대면 그리고 미묘한 거리감

신청이 승인되고 나서 집 근처에 있는 관련 교육 기관을 찾아갔다. 울산테크노파크나 뭐 그런 곳에서 하는 이차전지 관련 교육도 고민했지만, 일단 내 적성에는 소프트웨어 쪽이 더 맞을 것 같아 강남 쪽의 한 학원을 골랐다. 가서 상담받는데 담당자가 내 이력서를 보더니 고개를 갸웃거렸다. 경력단절이나 직종 전환하는 사람들이 꽤 많다고는 들었는데, 막상 그들 틈에 섞여 있으려니 묘한 기분이 들었다. 상담료는 무료였지만, 뭔가 내 커리어를 처음부터 다시 설명해야 하는 과정 자체가 좀 피곤하게 느껴졌다. 거기서 HRD-Net 시스템 쓰는 법을 알려주는데, 출석 체크 안 하면 지원금 깎인다는 말을 강조 또 강조하더라. 공부하러 온 사람보다 출석률 체크하러 온 사람처럼 느껴지는 건 기분 탓이었을까.

온라인 강의와 실습의 간극

학원 수업이랑 병행하려고 온라인 강의도 몇 개 더 신청했다. 내일배움카드로 결제하면 10만 원 안팎의 강의료가 지원되니까 일단 다 듣고 보자는 생각이었는데, 이게 큰 실수였다. 막상 틀어보니 백엔드 개발자 실무랑은 거리가 좀 있는 이론 위주의 강의가 태반이었다. 화면만 멍하니 쳐다보고 있다가 딴짓하기 일쑤였고, 나중에는 그냥 배속으로 돌려놓고 딴 일을 했다. 이럴 거면 차라리 그냥 실습 위주의 사설 학원을 다닐 걸 그랬나 하는 후회도 들었다. 정보보안 전문가 과정도 잠깐 기웃거려 봤는데, 이건 뭐 독학으로는 절대 안 될 것 같은 난이도라 금방 마음을 접었다. 나 같은 초보자가 국비 지원만 믿고 무작정 뛰어들기에는 좀 벅찬 구석이 있다.

출석 체크와 사후 관리의 압박

수업 끝나고 나면 담당 매니저가 취업 지원 서비스를 어떻게 활용할지 매주 연락이 온다. 처음에는 정성스럽게 답변했는데, 이게 계속 반복되니까 좀 귀찮아졌다. 구직 활동을 했다는 증빙을 계속 올리라는데, 이력서 넣는 것보다 사이트에 기록하고 증빙 서류 올리는 게 더 일처럼 느껴질 때가 있었다. 특히 반복 수급자들은 구직 활동 횟수 제한까지 깐깐하게 따지던데, 나는 다행히 그 정도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묘한 압박감이 있었다. 정부 지원이라는 게 당연히 공짜는 아니니까 어느 정도 불편함은 감수해야 한다고 스스로 달래긴 했지만, 가끔은 그냥 내 돈 내고 편하게 배우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게 정말 취업으로 이어지는 걸까

지금은 일단 커리큘럼의 절반 정도를 마친 상태다. 같이 듣는 사람들 중에는 정말 열심히 해서 벌써 면접 보러 다니는 사람도 있지만, 반대로 나처럼 아직도 이게 진짜 내 길인가 고민하는 사람도 많다. 교육비 전액 지원이라는 혜택은 확실히 매력적이지만, 그 과정에서 소모되는 시간과 에너지가 결코 적지는 않다. 나중에 이 교육을 다 마치고 나면 과연 제대로 된 곳에 취업할 수 있을지, 아니면 그냥 교육 이수 기록만 하나 남기고 끝나는 건 아닐지 여전히 잘 모르겠다. 오늘도 학원에서 나와 집에 돌아오는 길에 지하철 안에서 핸드폰으로 구직 사이트만 계속 새로고침 했다. 사실 뭐라도 하고 있다는 안도감 때문인지, 아니면 정말 불안해서인지 스스로도 구분하기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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