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청년도전지원사업 검색하다가 맥이 풀렸던 날

집 근처에는 왜 프로그램이 없는 걸까

며칠 전부터 구직 사이트랑 각종 청년 정책 페이지를 들락날락했다. 요즘 통 취업도 안 되고 마음만 조급해져서 뭐라도 좀 해보자는 생각이었다. 우연히 ‘청년도전지원사업’이라는 걸 봤는데 최대 350만 원까지 지원해 준다길래 솔깃했다. 당장 신청하려고 사이트에 들어갔는데, 웬걸. 내가 사는 지역이 목록에 아예 뜨질 않는 거다. 처음엔 내가 뭘 잘못 눌렀나 싶어서 새로고침을 몇 번이나 했는지 모르겠다. 결국 문의처에 전화해서 물어보니 내가 사는 곳은 현재 지자체 차원에서 별도로 공고된 게 없어서 신청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했다. 아니, 똑같은 세금을 내는데 사는 곳에 따라 이런 혜택이 갈린다는 게 참 허탈했다.

생각보다 까다로운 참여 조건

지원을 받으려면 기본적으로 최근 6개월간 취업이나 직업 훈련 이력이 없어야 한다. 나는 아르바이트를 짧게나마 했어서 이게 또 애매하게 걸릴 것 같았다. 상담해 주시는 분은 지역마다 사업 규모나 세부 조건이 조금씩 다를 수 있다고 하셨는데, 그 말이 더 어렵게 느껴졌다. 어떤 지역은 5주짜리 단기 프로그램도 있고, 긴 곳은 몇 달씩 진행하기도 한다고. 서울이나 경기도처럼 큰 도시가 아니면 이런 기회 잡기가 하늘의 별 따기구나 싶었다. 집 근처 카페에서 노트북 펴놓고 2시간 동안 검색만 했는데, 얻은 결론은 ‘우리 동네는 제외’라는 사실뿐이니 기운이 쏙 빠졌다.

상담 창구의 기계적인 답변들

전화기 너머의 상담사분은 친절하셨지만, 사실 별다른 해결책을 주지는 못했다. 고용노동부 워크넷이나 지자체 홈페이지를 수시로 확인하라는 말만 반복하셨다. 마치 채용 공고 기다리는 것과 뭐가 다른가 싶기도 하고. 사실 청년 도전을 지원한다면서 정작 내가 발을 디딘 곳에는 아무런 기반이 없다는 게 조금 이상하게 느껴졌다. 350만 원이라는 숫자는 참 컸는데, 그게 현실적으로 나한테 오기까지 넘어야 할 문턱이 너무 높다. 일단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냥 가끔 생각날 때마다 홈페이지 들어가서 지역 추가가 됐나 확인하는 것 정도다.

왠지 모를 찝찝함과 남은 고민

지원을 받기 위해 구직활동을 증명하고, 서류를 준비하고, 다시 면접 비슷한 걸 봐야 한다고 생각하니 갑자기 귀찮아지기도 했다. 처음에는 ‘무조건 해야지’ 했는데, 막상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니 ‘이게 나한테 맞는 게 맞나’ 싶은 의문이 든다. 차라리 그 시간에 다른 알바를 하나 더 구하는 게 빠르지 않을까? 하지만 또 주변 친구들은 이런 거 하나 잘 챙겨서 자격증 따고 지원금도 받고 하니까 안 하면 나만 손해 보는 것 같고. 참 이도 저도 아닌 상태가 며칠째 계속되고 있다. 거주지 제한이 없는 프로그램은 또 경쟁률이 엄청나게 높을 텐데, 벌써부터 한숨이 나온다.

그냥 이대로 두기로 했다

더 이상 검색해도 나오는 게 없으니 오늘은 일단 덮기로 했다. 다음에 다시 홈페이지를 들어갔을 때 목록에 내 지역이 떠 있다면 그때 다시 고민해 보려고 한다. 안 뜨면 말고. 이런 정책들이 청년을 위한다고는 하지만, 실상 막상 필요한 사람들은 행정구역의 벽에 부딪혀서 한참을 맴도는 것 같다. 딱히 누가 잘못한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내가 잘하고 있는 것 같지도 않은 묘한 기분이다. 아마 내일쯤이면 또 잊어버리고 평소처럼 그냥 공고나 뒤지고 있겠지.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