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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금 나온다고 해서 무작정 찾아갔던 창업교육 교실의 어수선한 풍경

처음에는 무인 오락실이나 소자본 창업 같은 가벼운 생각으로 시작했다

회사 일 외에 부수입을 좀 내보고 싶다는 생각은 누구나 한 번쯤 하는 것 같다. 나 역시 작년 말부터 무인 창업이나 소자본 창업 아이템을 틈틈이 검색해 보곤 했다. 동네 상가 구석에 남는 자리에 오락실기계나 스포츠게임 기계 몇 대 들여놓고 동전교환기 하나 받아놓으면 알아서 돌아가지 않을까 하는 단순한 계산이었다. 하지만 법적인 허가나 소방 시설 기준 같은 걸 알아보다 보니 혼자서는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그러다 우연히 시청 홈페이지에서 청년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창업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는 공고를 보게 됐다. 교육을 수료하면 나중에 신규창업대출을 신청할 때 가산점을 주거나 심사에서 유리하다는 말에 솔깃했다. 당장 거창한 사업체를 차릴 건 아니었지만,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신청서를 접수했다. 서류 양식이 생각보다 복잡해서 주민센터를 들락날락하며 서류를 떼는 과정부터 이미 조금 지치기 시작했다.

용인시농업기술센터 정보화교육장 찾아가던 첫날의 헤맴

신청이 받아들여졌다는 문자를 받고 첫 교육 날이 되었다. 교육 장소는 용인시농업기술센터 2층에 있는 정보화교육장이었다. 우리 집에서 대중교통으로 가기에는 버스 노선이 애매해서 차를 끌고 갔는데, 입구 초입부터 길이 좁아져서 초보 운전자라면 꽤나 애를 먹었을 것 같다. 주차장은 평일 낮인데도 민원인 차량과 농업 관련 차량들로 꽉 차 있어서 구석진 공터에 겨우 차를 댔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니 안내 표지판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아 복도를 한참 서성였다. 1층 사무실 직원에게 물어물어 겨우 계단을 올라가니 그제야 교육장 팻말이 보였다. 교육비는 전액 무료라고 안내받았지만, 현장에서 교재 제본 비용으로 12,000원을 현금이나 계좌이체로 따로 내야 했다. 현금을 안 들고 다녀서 스마트폰 뱅킹으로 급하게 송금하며 첫날부터 작은 번거로움을 겪었다.

8월 4일부터 두 달 동안 진행된 교육 일정과 실제 강의 분위기

교육은 8월 4일부터 시작해서 주 2회씩 거의 두 달 동안 이어지는 꽤 긴 코스였다. 평일 저녁 시간대라 퇴근하고 부랴부랴 쫓아가면 늘 피곤이 쏟아졌다. 강의실에 모인 15명 남짓한 사람들의 연령대는 생각보다 다양했다. 나처럼 30대 직장인도 있었고, 이미 퇴직하고 소자본창업을 준비하는 어르신들도 보였다.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다루는 속도가 제각각이다 보니 강사님이 한 명 한 명 붙잡고 설명하느라 진도가 늘어지기 일쑤였다. 특히 온라인 플랫폼 개설 단계에서는 비밀번호 재설정이나 본인 인증 단계에서 막히는 분들이 많아 한 시간 내내 제자리걸음을 하기도 했다. 나 역시 초반에는 의욕이 넘쳤으나, 매번 반복되는 지체 상황에 스마트폰만 만지작거리는 시간이 늘어났다.

스마트스토어 개설보다 동전교환기 설치나 신규창업대출 같은 실무가 더 궁금했다

교육 커리큘럼은 주로 스마트스토어 구축이나 온라인 마케팅에 치중되어 있었다. 하지만 내가 원래 계획했던 것은 오프라인 기반의 소형 무인 매장이었기에 강의 내용과 내 현실 사이의 괴리가 점점 커졌다. 기계 유지 보수를 어떻게 하는지, 건물 임대차 계약을 할 때 독소 조항을 어떻게 피하는지 같은 아주 실무적이고 쪼개진 정보들이 필요했다. 쉬는 시간에 강사님에게 무인 매장 동전교환기 설치나 장애인교육 관련 의무 소방 시설 기준에 대해 물어보았으나, 강사님도 주로 온라인 쇼핑몰 전문가라 그런지 명확한 답을 주지 못하고 원론적인 이야기만 되풀이했다. 결국 신규창업대출을 받기 위한 사업계획서 작성 요령 수업 때만 눈을 부릅뜨고 필기를 했다.

사설 인터넷 유료 강의와 무료 정부 지원 교육의 미묘한 차이

이전에 유튜브나 인터넷 카페에서 몇십만 원짜리 유료 창업 VOD 강의를 결제해서 들었던 적이 있다. 그때는 강사가 자기 자랑만 늘어놓거나 자기 교재를 팔아먹으려는 상업적인 냄새가 너무 심해서 돈이 아까웠다. 그에 비하면 이번 정부 지원 창업교육센터 프로그램은 사기성에 가깝지 않아서 마음은 편했다. 적어도 정해진 시간 동안 강사가 성실하게 자리를 지키며 질문을 받아주기는 하니까. 그렇지만 무료 교육 특유의 느슨함과 정형화된 이론 위주의 수업은 직장 생활을 쪼개서 듣기에는 조금 비효율적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실전에 바로 써먹을 수 있는 팁보다는, 정부 보고서용으로 제출할 실적 쌓기식 과제 검사가 주를 이루는 듯한 느낌을 받을 때마다 맥이 빠졌다.

수료증은 받았지만 정작 무인 기계를 들여놓을 공간을 아직도 못 구했다

우여곡절 끝에 두 달간의 일정을 마치고 마지막 사후 컨설팅까지 끝나자 이수증이 메일로 날아왔다. 교육을 다 들으면 당장이라도 사장이 될 수 있을 것 같았던 처음의 근거 없는 자신감은 사라진 지 오래다. 수료증 하나 손에 쥐었을 뿐, 현실의 벽은 여전했다. 보증금과 권리금 계산기를 두드려볼 때마다 한숨이 나왔고, 좋은 길목은 이미 대형 프랜차이즈 무인점포들이 선점하고 있었다. 결국 기계 공급업체 리스트만 잔뜩 적힌 수첩을 서랍 깊숙이 넣어두고 다시 평범한 직장인 일상으로 돌아왔다. 이 교육이 내 창업에 결정적인 도움이 되었는지는 여전히 의문스럽다. 그래도 매주 저녁마다 낯선 곳에 가서 다른 이들의 창업 열기를 구경했던 경험만큼은 기묘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지원금 나온다고 해서 무작정 찾아갔던 창업교육 교실의 어수선한 풍경”에 대한 3개의 생각

  1. 유료 강의처럼 딱딱한 분위기보다는, 실제 어려움을 겪는 분들의 경험담을 들으면서 좀 더 공감했어요. 특히 과제들이 보고서 형식으로 나오던 점이 아쉬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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