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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크샵에 외부 퍼실리테이터를 부르는 게 과연 정답일까?

회사 생활을 하다 보면 1년에 한두 번은 외부 강사나 퍼실리테이터를 불러 워크샵을 진행하는 일이 생깁니다. 보통은 인사팀이나 기획팀에서 분위기 전환이나 조직 내 갈등 해결을 목적으로 기획하죠. 저도 얼마 전 사내 프로젝트 팀의 방향성을 잡기 위해 전문 퍼실리테이터를 섭외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기대했던 ‘드라마틱한 변화’는 없었습니다. 4시간 동안 진행된 타운홀 미팅 형태의 워크샵 비용으로 대략 80만 원에서 150만 원 사이의 예산이 소요되었는데, 이걸 굳이 써야 했나 하는 의구심이 끝까지 남더군요.

가장 큰 오해는 ‘전문가가 개입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믿는 것입니다. 실제로 제가 참여했던 워크샵에서는 퍼실리테이터가 준비한 화려한 카드와 포스트잇 도구들 덕분에 겉보기엔 매우 생산적인 회의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막상 실무로 돌아오니, 당장 내일 처리해야 할 업무 데이터 바우처 신청이나 경력직 채용 면접 준비에 치여 워크샵에서 나눈 거창한 비전은 금세 잊히더군요. 이게 바로 많은 관리자가 놓치는 지점입니다. 훌륭한 방법론도 현업의 압박 앞에선 힘을 쓰지 못하는 거죠.

퍼실리테이터 활용의 가장 큰 트레이드오프는 ‘객관성’과 ‘현장 이해도’ 사이의 간극입니다. 외부 인사는 조직 내부의 정치적 역학관계에서 자유롭다는 장점이 있지만, 우리 팀이 가진 특수한 고충이나 비효율적인 보고서 작성법 같은 실무 문맥을 깊이 이해하기엔 시간이 턱없이 부족합니다. 보통 2~3단계의 사전 미팅을 거치지만, 실상은 겉핥기에 그치는 경우가 많죠. 제 경우엔 퍼실리테이터가 제시한 해결책이 현장의 현실과 동떨어져 있어 오히려 팀원들이 ‘탁상공론’이라며 냉소적으로 변하는 예상치 못한 부작용을 겪기도 했습니다.

물론 잘 활용하면 분명 도움이 됩니다. 회의가 산으로 갈 때 중재해주거나, 말하기 힘든 불편한 주제를 꺼낼 수 있게 분위기를 조성하는 역할은 확실히 능숙합니다. 하지만 비용 대비 효과를 따진다면, 저는 굳이 외부 전문가를 고집하기보다 팀 내부의 중간관리자가 퍼실리테이션 역량을 조금씩 익히는 것이 훨씬 가성비 높은 선택이라고 봅니다. 물론 중간관리자가 이 역할을 수행하려면 최소 3개월 이상의 숙련 기간이 필요하겠지만요.

이런 활동은 조직 내에서 의사결정의 질을 높이고 싶고, 구성원들의 파편화된 의견을 하나로 모으는 과정 자체가 중요한 팀에게 유용합니다. 하지만 당장 내일 마감해야 할 실적에 쫓기는 상황이거나, 팀원 간의 신뢰 자체가 붕괴된 상태라면 어떤 퍼실리테이터를 데려와도 효과는 거의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억지로 워크샵을 여는 것은 시간과 비용만 낭비하는 일입니다. 정말 솔직히 고백하자면, 저도 여전히 외부 인사를 부르는 게 정답인지 확신이 서지 않습니다. 가끔은 그냥 조용히 맛있는 점심을 먹고 쉬는 게 팀 사기 진작에는 더 나을 때도 많으니까요.

이 글은 워크샵을 반드시 해야만 하는 강박에 시달리는 팀장님들께 드리는 현실적인 조언입니다. 누구든지 무작정 외부 인사를 섭외하기 전에, 우선 팀 내부에서 진짜 해결해야 할 문제가 무엇인지 리스트를 적어보세요. 그게 1단계입니다. 섣불리 전문가를 부르기보다 먼저 팀 내부에서 터놓고 이야기하는 자리를 마련해보고, 그래도 도저히 답이 안 나올 때 그때 고민해도 늦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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