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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채용 사이트에서 AI 인성검사를 시키는데 좀 당황스럽다

채용 사이트 회원가입부터가 숙제다

최근 들어 취업 준비를 다시 시작하면서 느낀 건데, 예전보다 채용 사이트들의 시스템이 너무 복잡해졌다. 예전엔 그냥 이력서 파일 하나 올리면 끝이었던 것 같은데 요즘은 플랫폼 자체에 자기소개서를 복사해서 붙여넣어야 하고, 무슨 항목이 그렇게 많은지 모르겠다. 얼마 전에 지원했던 곳은 인크루트웍스 같은 툴을 연동해서 쓰던데, 이게 참 사람을 묘하게 긴장하게 만든다. 그냥 버튼 몇 번 누르면 지원이 완료될 줄 알았는데, 막상 들어가 보니 온라인 평판 조회를 하겠다는 동의서부터 시작해서 온갖 서류를 다 디지털로 변환해서 올리라고 한다. 가끔은 내가 기업에 지원하는 건지, 아니면 데이터베이스 관리자를 뽑는 건지 헷갈릴 지경이다.

집에서 보는 인성검사가 더 떨리는 이유

어제는 꽤 규모가 있는 기업에 지원서를 넣었는데, 바로 다음 날 오전 9시 30분에 문자가 하나 날아왔다. 인성검사를 보라는 안내였다. 예전에는 인적성 검사라고 하면 시험장 가서 연필 굴리면서 치는 거였는데, 요즘은 집에서 그냥 링크 타고 들어가서 보는 게 일상이다. ‘진로성숙도 검사’랑 별반 다를 게 없겠지 싶어서 가볍게 시작했다가 진땀 뺐다. 질문이 끝도 없이 이어지는데, 앞선 질문이랑 나중에 나오는 질문이랑 대조를 해보는 건지 같은 내용을 자꾸 다른 방식으로 물어본다. 솔직하게 대답하려고 노력하는데도 나중에는 내가 처음에 뭐라고 답했는지 헷갈려서 손이 떨렸다. 무료로 제공되는 인성검사 샘플들을 몇 번 해본 적은 있지만, 실전은 확실히 다르더라. 3만 원 정도 내고 미리 연습해볼까 고민도 했는데, 결국 안 했다. 돈 아깝다는 생각도 들고, 막상 해봐도 점수가 잘 나오리라는 보장이 없어서다.

온라인 발자국이 남는다는 불안감

뉴스를 보면 AI가 온라인상의 활동 기록까지 다 훑어본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내가 과거에 어디 커뮤니티에 무슨 글을 썼는지, 성인물 사이트에 접근한 적은 없는지 같은 것들을 기술적으로 잡아낼 수 있다는데, 이게 사실이라면 참 무섭다. 그냥 무심코 넘긴 버튼 하나가 나중에 내 발목을 잡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최근에는 SNS 계정도 비공개로 돌려놨다. 예전처럼 가볍게 댓글 달고 노는 게 이제는 부담스럽다. 채용 대행 업체들이 어디까지 정보를 수집하는 건지, 또 그 정보가 정말로 합당하게 활용되는 건지 알 길이 없으니까 더 답답하다. 사람을 뽑는 과정이 예전보다 훨씬 더 차갑고 딱딱해진 기분이다.

대학 졸업장이 필요 없다는 말의 무게

얼마 전에 어떤 회장이 대학 졸업장이 필요 없는 시대를 만들겠다고 하는 기사를 봤다. 듣기에는 참 좋은데, 현장에서는 여전히 이력서 양식에 학점과 학교를 기재하게 되어 있다. 이런 식의 괴리가 사실 청년들 입장에서는 제일 피곤하다. 겉으로는 능력 위주 채용을 외치면서, 뒤에서는 AI 시스템을 통해 지원자의 과거 기록부터 인성까지 샅샅이 뒤져서 탈락 사유를 만드는 것 같으니까. 내가 가진 경험이나 역량을 보여주기보다는, 기업이 정해놓은 알고리즘의 필터에 걸리지 않도록 몸을 사리는 법만 배우는 느낌이다. 61점대 후반의 합격선을 넘겨야 한다는 압박감 속에서, 내가 왜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은 순간이 문득문득 찾아온다.

당일 면접이 가져오는 혼란

어떤 지자체 채용 행사는 아예 이력서 들고 오면 당일 즉시 면접을 보겠다고 공고를 냈더라. 효율성을 따지면 그게 맞겠지만, 준비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며칠 밤새워 준비한 자기소개서가 현장에서 5분 만에 끝날 수도 있다는 사실이 허탈하다. 미시사가시 같은 곳의 채용 통합 웹사이트를 들어가 보면 시스템은 참 잘 갖춰져 있는데, 그 안에 들어가는 ‘사람’에 대한 배려는 좀 부족한 것 같다. 그냥 시스템의 부속품처럼 느껴지는 이 과정이 앞으로 얼마나 더 지속될지, 그리고 내가 이 시스템 안에서 무사히 내 자리를 찾을 수 있을지는 여전히 잘 모르겠다. 오늘도 채용 사이트 몇 군데를 새로고침 해보고는 그냥 창을 닫아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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