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식당 차린다고 대출받고 1년 넘게 마이너스만 찍히는 중이다

처음엔 다들 이 정도는 감수한다고 생각했다

작년에 처음 가게 문을 열었을 때만 해도 내가 이렇게까지 대출 문제로 머리를 싸매게 될 줄은 몰랐다. 처음에는 그냥 시설비랑 권리금 정도로 생각해서 5천만 원 정도를 사업자 대출로 받았는데, 이게 굴러가는 게 영 쉽지가 않다. 금리가 몇 퍼센트인지 매달 나가는 이자만 계산해도 벌써 머리가 아프다. 처음엔 뭐든 하면 된다는 근거 없는 자신감이 있었는데, 한 달 평균 영업이익이 200만 원도 안 되는 날이 수두룩하다. 주위 사람들은 다들 힘들다고 하니 나만 그런 건가 싶다가도, 통장에 찍히는 마이너스 숫자를 보면 속이 타들어 가는 건 어쩔 수 없다. 대출받을 때는 은행 창구에서 서류 몇 장 넘기면서 금방 끝날 줄 알았는데, 막상 갚아야 할 날짜가 다가오면 며칠 전부터 잠이 잘 안 온다.

렌트카니 뭐니 이상한 제안들만 늘어난다

장사가 안되니까 여기저기서 연락이 오는 건지 아니면 내 마음이 급해서 그렇게 들리는 건지 모르겠다. 한 번은 대출 알선해 준다는 사람이 찾아와서 차를 가져오면 자금을 융통해 주겠다는 식의 이야기를 하더라. 뭐 롯데렌탈 같은 대기업 렌트카 명의로 차를 뽑아서 담보로 잡고 어쩌고 하던데, 들어보면 영 찜찜해서 그냥 돌려보냈다. 요즘은 무슨 비대면 대출이다 뭐다 해서 앱만 켜면 대출 가능한 곳들이 쏟아지는데, 막상 들어가서 조회를 해보면 조건이 다 안 맞는다. 3개월 이상 연체 기록이 있으면 아예 안 되거나, 아니면 금리가 무슨 사채 수준이라 도저히 손을 댈 수가 없다. 부산 소상공인 대출 같은 걸 알아보려고 구청이랑 은행을 몇 번 왔다 갔다 했는데, 상담받는 시간만 몇 시간이고 서류 준비하다 보면 지쳐서 포기하고 싶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개인회생이라는 단어가 자꾸 눈에 밟힌다

인터넷에 하도 검색을 많이 하다 보니 이제는 검색창에 ‘개인회생신청자격조회’ 같은 문구만 자동완성으로 뜬다. 식당 문을 닫아야 하나, 아니면 이대로 버티면 내년에 좀 나아질까 하는 생각이 매일 밤 교차한다. 주변에 소상공인들 이야기 들어보면 작년보다 대출 연체된 사람이 3배는 늘었다고 하던데, 그게 남 일 같지가 않다. 회생 절차라는 게 말이 쉽지 막상 시작하면 3년에서 5년은 수입을 다 털어 넣어야 한다더라. 지금 당장 생활비도 빠듯한데 미래를 위해 현재를 완전히 저당 잡히는 기분이랄까. 누군가는 지금이라도 정리하는 게 빠르다고 하고, 누군가는 조금 더 버텨보라고 하는데 정답이 뭔지 도무지 모르겠다.

대출금 상환은 왜 끝이 없을까

가게를 운영하는 시간보다 대출금 이자 계산하는 시간이 더 긴 것 같다. 어제는 새벽까지 앉아서 이번 달 카드 대금이랑 임대료 낼 궁리를 했다. 에스크로우 계좌 관리며 뭐며 사업하면서 챙겨야 할 금융 용어들이 너무 많아서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남들은 삼성전자 주식이다 뭐다 해서 투자 이야기하는데, 나는 당장 이번 달 대출 이자 낼 돈이 없어서 안절부절못하는 내 모습이 참 초라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도급제 임금이니 뭐니 하면서 배달 라이더들도 최저임금 논의한다고 뉴스에 나오던데, 나는 최저임금은커녕 내 노동력을 쏟아붓고도 마이너스 수익이라 이게 대체 뭐 하는 짓인가 싶다.

당장 내일은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다

결국 고민만 하다가 또 하루가 지났다. 오늘 오후에는 근처 카페에 앉아서 한참 멍하니 있었다. 이렇게 고민한다고 돈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당장 뾰족한 수가 있는 것도 아니다. 그냥 내일도 가게 문을 열고, 손님이 오면 음식을 내어주고, 밤에는 대출 상환 스케줄을 다시 짜겠지. 이게 맞는 건지 틀린 건지, 그냥 다 내려놓고 쉬고 싶다가도 막상 정리하려고 하면 그동안 쏟아부은 돈이랑 시간이 아까워서 발길이 안 떨어진다. 누군가 시원하게 해결책 좀 던져줬으면 좋겠는데, 결국 내 몫인 것 같아서 더 착잡하다.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