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뭐 하나 시작하려면 정보 얻는 게 일이죠. 특히 저처럼 30대 초반에 뭘 좀 해보겠다, 혹은 투잡이라도 뛰어보겠다 싶으면 관련 설명회나 박람회 소식에 귀가 솔깃해집니다. 최근에 프랜차이즈 박람회며, 코엑스 창업 박람회, 심지어 지역에서 열리는 청년사업 설명회까지 꽤 다녀봤는데요. 솔직히 말하면, 시간과 돈을 들인 만큼의 ‘확실한’ 무언가를 얻었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몇 가지 경험을 바탕으로 이야기해볼게요.
첫 번째 설명회: ‘운명적인’ 프랜차이즈 식당 창업
제가 처음 갔던 건 3년 전쯤,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대규모 프랜차이즈 박람회였습니다. 당시 유명 맛집이나 소규모 카페, 제과점 등 다양한 업종의 부스가 줄지어 있었죠. 저는 막연하게 ‘나도 언젠가 내 가게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특히 식당 창업 쪽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여러 브랜드를 둘러보는데, 한 치킨 브랜드 부스에서 열정적인 상담을 해주더군요. 점주 인터뷰 영상, 예상 수익률 그래프, 초기 투자 비용 시뮬레이션까지. 보기 좋게 정리된 자료들을 보면서 ‘아, 이거다!’ 싶었습니다. 상담해주는 분 말로는, 본사 지원으로 초기 운영이 매우 수월하고, 꾸준히 매출이 상승하는 추세라고 했습니다. 제 예상보다 초기 투자금은 조금 더 들었지만 (약 8천만원 정도), ‘성공 가능성’과 ‘본사의 탄탄한 지원’이라는 말에 이걸로 결정하면 되겠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현실은 달랐습니다. 실제로 계약을 진행하고 가맹점을 열었을 때, 설명회에서 들었던 것과 현실은 많이 달랐습니다. 물론 운영은 제가 해야 하는 몫이지만, 본사에서 지원해주기로 했던 마케팅이나 슈퍼바이징 부분은 기대 이하였습니다. 예상 수익률도 실제로는 훨씬 낮았고, 경쟁 업체의 출현으로 손님 수는 더디게 늘었습니다. 몇 달간은 정말 밤낮없이 일하고, 설명회에서 받은 자료를 보며 ‘내가 뭔가 잘못 생각했나’ 하는 회의감이 들었습니다. 그때 느낀 점은, 설명회에서 보여주는 자료는 어디까지나 ‘이상적인’ 결과라는 겁니다. 실제 창업은 훨씬 더 복잡하고 변수가 많다는 것을 깨달았죠.
두 번째 경험: ‘실패’를 배운 IBK 창공 설명회
몇 번의 좌절 끝에, ‘좀 더 제대로 된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곳이 없을까?’ 하고 찾아본 것이 IBK기업은행의 ‘IBK창공’ 프로그램 설명회였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예비 창업가나 초기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보육 및 투자 연계까지 해준다고 해서 큰 기대를 품고 갔습니다. 장소는 대학교 캠퍼스였고, 약 50명 정도의 젊은 예비 창업가들이 모여 있었습니다. 설명회에서는 프로그램을 통해 어떤 지원을 받을 수 있는지, 선배 창업가들의 성공 사례, 그리고 1:1 멘토링 기회가 주어진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내 아이템으로 여기서 지원받으면 뭔가 될 수도 있겠다’는 희망이 생겼죠. 당시 제 아이템은… (차마 말하기 민망한 수준의 아이디어였습니다.)
설명회 이후 1:1 멘토링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때 만난 멘토분이 제 아이디어를 듣더니 솔직하게 ‘이 상태로는 사업화가 어렵다’고 말씀하시더군요. 현실적인 조언이었습니다. 몇 가지 개선 방향을 제시해주셨지만, 이미 제가 가진 아이템에 대한 확신이 흔들리는 상태였고, 멘토링 시간도 정해져 있어서 깊이 있는 대화는 어려웠습니다. 결국 저는 지원 절차를 더 진행하지 않고 포기했습니다. 그때는 ‘이 좋은 기회를 놓쳤나?’ 하는 아쉬움이 컸습니다. 하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그때 ‘실패’ 또는 ‘방향 수정’을 깨달은 것이 오히려 장기적으로는 큰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시간과 노력을 덜 낭비할 수 있었으니까요.
무엇을 얻을 수 있고, 무엇을 얻기 어려운가?
이런 설명회나 박람회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것:
- 정보의 폭: 다양한 사업 아이템, 프랜차이즈, 지원 사업에 대한 정보를 한자리에서 얻을 수 있습니다. 특히 처음 창업을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이런 분야도 있구나’, ‘이런 지원이 있구나’ 하고 감을 잡는 데 좋습니다. (약 100여 개 이상의 브랜드/사업 정보를 볼 수 있습니다.)
- 네트워킹 기회: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습니다. 때로는 예상치 못한 협력 기회를 얻기도 합니다. (실제로 박람회에서 만난 다른 참가자와 스터디 그룹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 트렌드 파악: 현재 시장에서 어떤 아이템이 주목받고 있는지, 어떤 기술이 유망한지 등에 대한 감을 잡을 수 있습니다. (예: 최근 AI 기반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설명회에 가보니, 역시 AI 관련 기술이나 서비스에 대한 지원이 많았습니다.)
이런 것들을 얻기 어렵습니다:
- ‘나만을 위한’ 맞춤 솔루션: 설명회는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므로, 개인의 구체적인 상황이나 아이템에 딱 맞는 조언을 해주기 어렵습니다. 대부분 일반론적인 이야기입니다.
- ‘즉각적인’ 성공 보장: ‘이것만 하면 무조건 성공한다’는 식의 이야기는 거의 없습니다. 성공 사례는 극히 일부의 경우일 뿐입니다.
- ‘무료’ 컨설팅의 한계: 간혹 1:1 컨설팅 기회가 주어지지만, 시간 제한이 있거나 홍보 목적이 강한 경우가 많습니다. 깊이 있는 해결책을 얻기보다는 기본적인 방향성을 잡는 정도에 그칠 때가 많습니다.
이런 분들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 창업 아이템을 탐색 중인 초기 단계 예비 창업가: 다양한 분야를 빠르게 훑어보고 싶을 때 유용합니다.
- 새로운 정부 지원 사업이나 정책을 알고 싶은 분: 어떤 지원이 있는지, 신청 자격은 무엇인지 등에 대한 정보를 얻기 좋습니다.
- 단기적인 영감을 얻고 싶은 분: 새로운 아이디어나 트렌드에 대한 영감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런 분들은 굳이 가지 않아도 됩니다.
- 구체적인 사업 아이템과 계획이 이미 있는 분: 설명회보다는 실제 사업 실행이나 구체적인 컨설팅에 집중하는 것이 좋습니다.
- ‘대박’ 아이템이나 ‘쉬운’ 성공만을 기대하는 분: 현실적인 어려움을 직시하고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 시간이나 비용이 촉박한 분: 설명회 참석에 드는 시간과 비용(교통비, 참가비 등)이 무시할 수 없습니다. 자신의 상황에 맞춰 효율성을 따져봐야 합니다. (보통 하루 종일 걸리는 경우가 많고, 특정 박람회는 참가비도 있습니다.)
현실적인 다음 단계
만약 제가 다시 설명회를 가게 된다면, 단순히 부스를 둘러보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설명회 전에 미리 관심 있는 분야나 브랜드를 몇 개 정해서 구체적인 질문 리스트를 만들어 갈 겁니다. 예를 들어, ‘이 브랜드의 예상 순수익률은 어떻게 계산된 것인지’, ‘초기 투자 비용 외에 추가적으로 예상되는 월 고정비는 얼마인지’, ‘본사 지원 마케팅의 실제 효과는 어느 정도인지’ 등등. 그리고 설명회 후에는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내가 정말 이 사업을 할 수 있을까?’, ‘다른 대안은 없을까?’ 하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며 신중하게 판단할 것 같습니다.
결국, 설명회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길을 찾는 하나의 도구일 뿐입니다. 어떤 정보를 얻느냐, 그리고 그 정보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그 가치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꼭 기억하셨으면 합니다.

정보의 폭이 넓다는 점이 흥미로워요. 특히 제가 관심있는 분야의 경우, 새로운 사업 모델을 떠올리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설명회 전에 질문 리스트를 미리 준비하는 팁, 정말 유용하네요. 특히 예상 순수익률 계산 방식 같은 부분을 꼼꼼히 확인하는 게 중요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