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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 다 만든다길래 신청해 본 내일배움카드로 공부를 시작하며 겪은 일들

대학생도 발급된다고 해서 신청해 본 국민내일배움카드

대학교 4학년 1학기가 끝나갈 무렵에 취업 준비에 대한 불안감이 갑자기 밀려왔다. 선배들이나 동기들 단톡방에서 국비지원으로 컴퓨터 학원을 다닌다는 얘기가 종종 나왔는데, 그때는 나랑 상관없는 일인 줄 알았다. 졸업생만 신청할 수 있는 줄 알았더니 요즘은 대학생도 졸업까지 남은 수업 연한에 따라 국민내일배움카드를 미리 발급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 전공 공부만으로는 요즘 구인구직사이트에 올라오는 채용 공고들의 우대사항을 맞추기가 턱없이 부족해 보였다. 특히 미래유망직업으로 꼽히는 IT 개발자나 데이터 분석 분야에 관심이 생기면서 뭐라도 배워둬야겠다는 조바심이 났다. 대단한 기술을 배운다기보다는 일단 이력서에 한 줄이라도 더 채우고 싶다는 얕은 생각으로 카드를 신청해 보기로 마음먹었다.

고용24 홈페이지에서 겪은 발급 과정의 번거로움과 대기 시간

카드 신청을 하려면 고용24라는 통합 사이트에 접속해야 했다. 정부 사이트들이 늘 그렇듯 본인 인증부터 시작해서 공동인증서 등록까지 거쳐야 하는 절차가 은근히 번거로웠다. 대학생 신분으로 신청하는 거라 재학증명서나 졸업예정증명서 같은 서류를 첨부해야 했는데, 모바일로 하려다가 자꾸 오류가 나서 결국 노트북을 켜고 다시 처음부터 입력해야 했다. 신청서를 다 접수하고 나면 바로 발급되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서류 확인과 심사 과정을 거쳐 실물 카드가 내 손에 들어오기까지 대략 2주일 정도의 대기 시간이 걸렸다. 중간에 처리가 너무 늦어지는 것 같아 주소지 관할인 서울서부고용센터에 전화를 걸어 물어보기도 했다. 담당자 말로는 신청자가 몰리는 시기에는 좀 더 지체될 수 있다고 하더라. 기다리는 동안 괜히 마음만 조급해져서 매일 아침 고용24 앱에 들어가 심사 진행 상황을 확인하곤 했다.

전액 무료인 줄 알았던 국비지원 교육의 자부담금 발생

카드를 우편으로 받고 나서 들뜬 마음에 듣고 싶었던 IT 기초 및 OCP 자격증 대비 과정을 검색해 봤다. 당연히 ‘국비지원 100% 무료’라는 광고 문구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실제 수강 신청 화면을 보니 그게 아니었다. 내가 고른 교육 과정의 경우에는 전액 무료가 아니라 일부 자부담금이 발생하는 구조였다. 내가 신청하려는 반은 전체 수강료 중에서 약 180,000원 정도를 내 체크카드로 직접 결제해야 수강 신청이 완료된다고 나와 있었다. 알고 보니 개인의 고용 상태나 선택하는 직무 분야, 학원의 유형에 따라 자부담 비율이 다르게 측정되는 방식이었다. 완전한 무료 교육을 기대했던 터라 18만 원이라는 돈이 갑자기 아깝게 느껴지기도 했고, 이 돈을 내고 들을 만큼 가치가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생겼다. 그래도 일단 마음을 먹었으니 결제를 진행했지만, 공짜로 공부한다는 느낌은 시작하기 전부터 사라져 버렸다.

일반 사설 학원과 비교하며 선택한 IT 개발 기초 과정의 첫인상

학원을 등록하기 전에 강남이나 신촌에 있는 일반 사설 IT 학원들의 수강료를 미리 알아봤었다. 국비지원을 받지 않고 그냥 생돈을 내고 다니려면 한 달에 적어도 90만 원에서 100만 원이 훌쩍 넘는 금액을 내야 하더라. 그에 비하면 내일배움카드로 18만 원 정도만 내고 3개월짜리 과정을 듣는 건 확실히 가성비 면에서 나쁘지 않은 선택 같았다. 하지만 첫 수업 날 강의실에 들어섰을 때의 느낌은 사설 학원의 깔끔하고 쾌적한 시설과는 다소 거리가 있었다. 장비들은 연식이 좀 되어 보였고, 강의실의 모니터들은 다닥다닥 붙어 있어 좁고 답답한 기분이 들었다. 같이 수업을 듣는 사람들의 연령대나 배경도 제각각이었다. 나처럼 대학을 다니는 학생도 있었고, 경력단절여성취업을 목표로 새로 도전하는 분이나 아예 다른 업종에서 일하다가 이직을 준비하는 중장년층도 섞여 있었다. 다양한 사람들이 모인 만큼 수업 분위기가 어떨지 걱정이 앞섰다.

하루 8시간씩 이어지는 훈련 일정과 생각보다 버거웠던 진도 속도

가장 힘들었던 건 다름 아닌 시간표였다. 매일 아침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점심시간 한 시간을 빼고 하루 8시간 동안 꼬박 컴퓨터 앞에 앉아 수업을 들어야 했다. 학교 수업처럼 공강 시간이 있는 것도 아니고 고등학교 자습 시간마냥 꼼짝없이 갇혀 있는 일정이라 첫 주부터 온몸이 찌푸둥하고 쑤셨다. 지각이나 결석을 엄격하게 관리해서 출결 단말기에 매일 아침저녁으로 카드를 찍어야 했는데, 이게 생각보다 큰 스트레스였다. 게다가 비전공자인 나에게 진도는 너무나 빨랐다. 코딩의 기초 개념을 하루 만에 훑고 지나가더니 이튿날부터는 바로 실습 과제가 쏟아졌다. 강사님은 질문을 받으면서도 진도를 빼느라 바빴고, 수업 내용을 완벽히 이해하고 따라가는 동기들은 이미 관련 전공을 한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나 같은 초보자들은 화면을 받아 적기에 급급했고 집에 돌아와서도 복습을 하지 않으면 다음 날 수업을 아예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 반복되었다.

수료 후에도 여전히 남은 취업 준비와 자격증 무용론에 대한 고민

그렇게 정신없이 3개월이 지나고 마침내 수료증을 받았다. 매일 8시간씩 버텨냈다는 뿌듯함은 아주 잠시뿐이었고, 막상 수료하고 나니 다시 막막한 현실이 기다리고 있었다. 학원에서 연계해 준다는 취업 지원 프로그램은 형식적인 이력서 첨삭이나 몇 군데 중소기업 공고를 공유해 주는 수준에 그쳤다. 결국 내가 스스로 구인구직사이트를 뒤지며 이력서를 넣어야 했는데, 막상 채용 시장에 나와 보니 이 정도 3개월짜리 국비지원 수료 경력과 애매한 자격증 하나만으로는 경쟁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걸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요즘 같은 취업난에 기업들은 즉시 전력감인 경력자를 원하거나 포트폴리오가 확실한 사람을 찾기 때문이다. 비용을 아껴보겠다고 국비지원을 선택했지만 시간 대비 효율이 정말 좋았던 건지, 아니면 돈을 좀 더 주더라도 제대로 된 부트캠프를 들어야 했던 건지 여전히 혼란스럽다. 내 책상 위에 놓인 수료증을 볼 때마다 시원섭섭한 기분과 함께 앞으로의 구직 활동에 대한 고민만 깊어간다.

“남들 다 만든다길래 신청해 본 내일배움카드로 공부를 시작하며 겪은 일들”에 대한 4개의 생각

  1. 국비지원 과정에서 취업 지원 프로그램의 한계를 느끼시는 분들이 많으신 것 같아요. 저도 비슷한 경험 때문에 자기소개서 작성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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