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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내일배움카드 신청하다가 홧김에 강남인강 결제까지 해버렸다

일단 시작은 국민내일배움카드 신청부터였다

회사에서 매일 똑같은 업무만 반복하다 보니까 문득 이러다가 내가 도태되는 게 아닐까 하는 불안감이 확 밀려왔다. 뭐라도 배워야겠다는 생각에 급하게 국민내일배움카드 신청을 알아봤다. 다들 알겠지만 이게 말은 쉬운데 막상 들어가 보면 생각보다 입력할 게 많아서 첫날부터 진이 다 빠진다. 고용센터 홈페이지 들락날락하면서 내 정보를 입력하는데, 왜 이렇게 인증 절차는 복잡한 건지 모르겠다. 한 서너 번은 오류가 나서 창을 닫았다가 다시 열었다. 내가 지금 이걸 왜 하고 있나 싶다가도, 남들은 다들 야무지게 국비 지원받아서 자격증 따고 커리어 쌓는다는데 나만 뒤처지는 기분이 들어서 억지로 붙잡고 있었다. 사실 카드 발급받는 것까지가 고비지, 막상 강의 목록을 죽 살펴보면 내가 원하는 게 있을까 싶기도 하고. 1차적으로 온라인 교육 수강 완료하고 고용센터 방문해서 수급 자격 인정 신청서 제출할 때까지는 그래도 보람이 좀 있었다.

집에서 혼자 들으려니 집중력이 바닥이다

카드는 어떻게든 발급받았는데, 막상 공부를 시작하려니 현실적인 문제가 터졌다. 퇴근하고 집에 오면 저녁 8시쯤 되는데, 그때부터 노트북을 켜고 강의를 듣는 게 생각보다 훨씬 어렵다. ‘온라인 교육’이라는 게 참 편하긴 한데, 동시에 너무 나태해지기 딱 좋은 환경이다. 처음에는 으쌰으쌰 하면서 1.5배속으로 영상을 돌리다가, 나중에는 멍하니 화면만 쳐다보고 있다. 내가 뭘 들었는지 기억도 안 나는데 진도율은 올라가니까 이게 공부를 하는 건지 노동을 하는 건지 분간이 안 갈 때가 많다. 특히 직장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씻어내지도 못한 채 바로 학습 모드로 들어가는 게 생각보다 정신적으로 피로도가 크다. 가끔은 그냥 다 때려치우고 넷플릭스나 보고 싶다는 생각이 굴뚝같다.

생각보다 학습 환경을 맞추는 게 일이다

아무래도 집중이 안 돼서 강남인강 같은 유료 강의를 추가로 기웃거리게 됐다. 이게 웃긴 게, 돈을 좀 쓰면 내 의지도 같이 결제될 줄 알았다. 대략 20만 원 내외의 수강료를 결제하고 나면 뭔가 다르지 않을까 싶어서 무리하게 지른 감이 없지 않다. 그런데 사실 무료 교육이나 유료나 내 마음가짐이 똑같으면 결과는 별반 다르지 않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다. 요즘은 미래형 과학실이나 스마트 전자칠판 같은 게 도입된 고등학교 소식도 들리던데, 나는 지금 좁은 원룸 책상에서 고장 나기 직전인 노트북 하나 붙잡고 씨름 중이다. 환경이 사람을 만든다지만, 환경 탓을 하기엔 내 의지력이 너무나도 나약하다는 사실만 매일 체감하고 있다.

2026년의 나는 과연 바뀌어 있을까

내일배움카드 교육 과정 중에 실습 위주로 진행되는 게 있다고 해서 신청해 볼까 고민 중이다. 온라인 판로 개척이나 SNS 마케팅 같은 건데, 어차피 회사 일도 디지털 전환이 어쩌고저쩌고 해서 도움이 될 것 같긴 하다. 근데 막상 실습을 나가려니 또 귀찮음이 발목을 잡는다. 센터까지 왔다 갔다 하는 시간도 문제고, 가봤자 다들 나처럼 피곤에 찌든 직장인들뿐이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사실 지금도 1차 집체 교육 이수하러 가야 하는데, 벌써부터 마음이 무겁다. 이 과정을 다 마치면 정말 내 커리어에 도움이 될지, 아니면 그냥 시간만 낭비하고 돈은 돈대로 쓰고 끝나는 건 아닐지 걱정이 앞선다. 주변 친구들은 해외 취업 사이트 뒤져보면서 이직 준비하던데, 나는 아직 제자리걸음인 것 같아서 가끔 밤에 잠이 안 온다.

마무리는 항상 애매하게 끝난다

뭐 대단한 결심을 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내일배움카드를 썩히고 싶지는 않다. 일단 시작한 거니까 끝까지는 가보려고 한다. 처리 상태가 ‘처리중’으로 떠 있는 화면을 보면서 오늘도 멍하니 앉아 있다. 내일 고용센터에 전화 한 번 해봐야겠다. 처리 속도가 생각보다 느려서 답답한 건 사실인데, 뭐 공공 서비스가 다 그렇지 않겠나 싶기도 하고. 나중에 정말로 이 교육들이 나를 어디론가 데려다줄지, 아니면 그냥 잊혀질 추억으로 남을지 모르겠다. 일단은 내일 업무부터 잘 처리하고 퇴근하는 게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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