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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고를 봐도 뭘 해야 할지 잘 모르겠어서 그냥 끄게 된다

습관처럼 켜보는 취업 앱들

요즘은 눈을 뜨자마자 습관적으로 핸드폰을 든다. 사람인이나 잡코리아 같은 취업포털 앱을 켜서 새로 올라온 공고를 보는 게 하루의 시작이다. 사실 예전에는 이런 앱을 켜는 게 엄청나게 비장한 마음가짐이 필요했는데, 지금은 그냥 유튜브 보다가 심심하면 들어가는 SNS처럼 되어버렸다. 어제는 새벽 2시쯤에 잠이 안 와서 이것저것 살펴보다가, 내가 과연 여기서 뭘 찾고 있는 건지 의문이 들었다. 중소기업 채용 공고가 수십 페이지씩 넘어가는데, 정작 내가 ‘여기라면 좀 다녀볼 만하겠다’ 싶은 곳은 사실상 거의 없다. 그냥 구인광고사이트를 습관적으로 훑는 내 모습이 좀 서글프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이게 그냥 내 일상이 되어버린 것 같아서 무섭기도 하다.

자소서를 고쳐 쓰는 의미

취업자기소개서라는 걸 도대체 몇 번째 수정하는지 모르겠다. 처음에는 정말 정성을 다해서 썼다. 지원하는 회사마다 인재상 읽어보고, 내 경험이랑 억지로 끼워 맞춰서 문장을 다듬고 그랬는데 이제는 그냥 복사 붙여넣기 수준이다. 요즘은 경력단절 여성 재취업이나 디지털 직무 교육 확대 같은 지원 정책이 많다는 기사를 자주 본다. 그런 거 보면 나도 뭔가 새로운 기술을 배워야 하나 싶어서 커리어컨설팅을 받아볼까 고민도 했다. 그런데 막상 상담 예약 페이지를 들어가 보면, 상담비가 30만 원에서 50만 원까지 하더라. 덜컥 결제하기에는 좀 부담스러운 가격이라서 그냥 ‘나중에 해야지’ 하고 창을 닫아버린다. 이게 맞는 건지 아니면 그냥 다들 이렇게 혼자 헤매면서 시간을 보내는 건지 잘 모르겠다.

면접의 기억과 씁쓸함

지난달에 운 좋게 면접을 본 곳이 있었다. 사실 기대도 안 했는데, 생각보다 분위기가 괜찮아서 ‘어쩌면 여기는 다를지도 모르겠다’는 희망을 아주 조금 가졌다. 면접비 3만 원을 봉투에 넣어주시길래 그걸로 집에 오는 길에 샌드위치를 사 먹었다. 근데 결과는 일주일 뒤에 문자로 왔다. ‘귀하의 역량은 훌륭하나…’로 시작하는 그 흔한 문구. 이제는 그런 문자를 받아도 별로 놀랍지도 않다. 그냥 ‘아, 이번에도 아니구나’ 하고 덤덤하게 앱을 다시 켠다. 최근에는 공유숙박 호스트 교육이나 책 읽어주는 선생님 같은 교육 과정도 알아보고 있는데, 막상 그게 내 직업이 될 수 있을지 생각하면 영 확신이 안 선다.

미래 직업에 대한 막연한 불안

뉴스를 보면 AI나 반도체 관련 교육이 늘어난다는데, 내 전공이나 이전 경력이랑은 너무 동떨어진 이야기처럼 들린다. 당장 다음 달 카드값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서 수개월씩 걸리는 교육 과정을 듣는 게 정말 정답일까? 차라리 알바라도 당장 시작하는 게 나은 건지, 아니면 이 시기를 견디고 제대로 된 곳에 들어가는 게 맞는 건지 혼란스럽다. 주변 친구들은 하나둘씩 자리를 잡고 있는 것 같아서, 가끔은 단체 채팅방을 확인하는 것도 껄끄럽다. 어제는 구직 사이트에서 필터링을 ‘신입/경력 무관’으로 해놓고 한참을 내렸다. 내가 뭘 잘할 수 있을지, 아니 뭘 하고 싶은지도 이제는 조금 흐릿해진 것 같다. 내일은 오늘보다 조금 더 나은 공고가 올라와 있을까. 그냥 내일도 똑같이 뻔한 리쿠르팅 메일을 확인하고 있을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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