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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류 뭉치를 들고 은행 창구를 세 군데나 돌고 왔다

어쩌다 보니 대출 상담만 하루 종일

오늘 아침 일찍부터 근처 은행들을 돌아다녔다. 원래 계획은 인터넷 은행 앱으로 대충 한도만 조회해보고 끝내려고 했는데, 막상 진행해보니 생각보다 입력해야 할 정보가 너무 많고 중간에 오류가 자꾸 나서 그냥 직접 가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처음 간 곳은 집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인 농협이었다. 예전에 지역 소상공인 특례보증대출 이야기를 들었던 기억이 있어서 물어봤는데, 상담원분이 내 사업자 등록증이랑 최근 매출 자료를 보더니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게 생각보다 서류가 복잡하다. 단순히 매출이 찍힌다고 다 되는 게 아니라, 업종이랑 기간, 그리고 신용점수까지 미묘하게 얽혀 있어서 한 번에 딱 답을 듣기가 어려웠다. 그냥 ‘한번 신청해 보세요’라는 말만 듣고 나왔는데, 사실 거기서부터 벌써 진이 다 빠졌다.

0.2%p 우대금리가 뭐라고

점심을 대충 때우고 근처 케이뱅크나 다른 인터넷 은행 앱을 다시 켰다. 어디는 0.2%p 우대금리를 준다고 광고를 하고, 어디는 비대면으로 서류를 한 번에 제출하면 빠르다고 한다. 그런데 막상 앱을 켜면 내가 필요한 금액만큼의 한도가 나오지 않거나, 금리가 생각보다 높아서 당황스럽다. 지금 경기가 안 좋다는 뉴스를 매일 봐서 그런지, 은행들도 예전처럼 시원시원하게 대출을 내주는 분위기는 아닌 것 같다. 특히 사업자 마이너스 통장 같은 경우엔 신규 개인사업자한테는 더 깐깐하게 구는 느낌이다. 6개월 넘게 운영했는데도 여전히 ‘심사 중’이라는 글자만 보면 가슴이 덜컥한다. 대출 3천만 원 미만은 감면해 준다는 뉴스 기사를 봤는데, 정작 내가 신청할 때는 그런 혜택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기분이다.

지방은행과 시중은행 사이에서

오후에는 혹시나 해서 지방은행 창구도 들러봤다. 확실히 인터넷 은행이랑은 분위기가 다르다. 직접 대면해서 설명해주니 이해는 빠른데, 금리가 생각보다 높게 잡혀서 고민이 깊어졌다. 대출 조건을 따져보니 어디는 기업 대출로 묶이고, 어디는 개인사업자 신용대출로 분류되는데 이 작은 차이로도 이자가 몇 퍼센트씩 왔다 갔다 하니 머리가 복잡하다. 지방은행은 지역 접근성을 강조하는데, 막상 가보면 절차가 복잡해서 차라리 그냥 조금 비싸더라도 인터넷 은행에서 바로 실행하는 게 나은가 싶기도 하다. 이래저래 비교만 하다가 하루가 다 갔다.

서류 뭉치를 챙기며 느낀 점

집에 돌아와서 책상 위에 널브러진 사업자 등록증과 부가세 증명원들을 보는데 갑자기 현타가 온다. 내가 지금 이걸 하려고 이렇게까지 돌아다녔나 싶기도 하고. 사실 정부에서 지원한다는 소상공인 정책자금도 종류가 너무 많아서 뭐가 나한테 딱 맞는 건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 남들은 다들 잘만 찾아서 지원받는 것 같은데, 나만 이렇게 정보를 쫓아다니는 것 같아 묘하게 조급해진다. 어쩌면 조금 더 일찍 알아봤어야 했나 하는 후회도 들지만, 이미 지나간 일이다.

아직 풀리지 않는 숙제

결국 오늘은 대출 실행을 하나도 못 했다. 마음만 급해서 여기저기 조회만 해보다가 신용점수만 깎인 건 아닌지 걱정이다. 내일은 다시 차분하게 서류를 정리해서 은행에 가져가야 할지, 아니면 조금 더 기다려봐야 할지 결정을 못 내렸다.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다들 된다고 하는데, 정작 내 조건에서는 왜 안 되는 건지 답답하다. 사실 대출이 된다 해도 매달 나갈 이자를 생각하면 벌써부터 숨이 막히는데, 또 이게 없으면 당장 다음 달 자재비가 부족한 상황이니 웃긴 노릇이다. 내일은 좀 다른 은행에 가볼까, 아니면 그냥 앱으로 다시 신청해 볼까. 밤늦게까지 노트북 앞에 앉아 대출 이자 계산기만 두드리고 있다. 이게 맞는 건지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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