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이 쉬운 줄 알았던 오해의 시작
처음 사업자를 낼 때는 단순히 ‘하면 되겠지’라는 막연한 생각이 전부였다. 사실 주변에서 워낙 쉽게들 이야기하니까, 대출이라는 게 그냥 신청하면 나오는 건 줄 알았다. 그런데 막상 사무실을 구하고 집기들을 들여놓으면서 현실적인 자금의 벽에 부딪히니 마음이 급해지더라. 검색창에 ‘청년 창업 대출’이라고 쳤을 때 쏟아져 나오는 광고성 블로그들 때문에 더 혼란스러웠다. 어디는 무슨 컨설팅을 받으라고 하고, 어디는 법인으로 전환해야 유리하다는 말만 늘어놓으니 도대체 누구 말이 맞는 건지 알 수가 있어야지.
경기신용보증기금 방문과 서류의 늪
결국 집 근처에 있는 경기신용보증기금 지점에 직접 찾아갔다. 사실 가기 전날 밤, 챙겨야 할 서류 목록을 뽑아보는데 정말 끝이 없었다. 사업자등록증은 기본이고 임대차계약서, 매출 내역, 심지어는 대표자 본인 신용 상태를 확인하는 서류까지 다 챙기느라 프린터 토너까지 다 썼다. 대기 번호표를 뽑고 앉아 있는데, 나 말고도 다들 무거운 서류 봉투를 하나씩 들고 앉아 있는 모습이 왠지 모르게 비장해 보이기까지 했다. 담당 직원분은 참 친절하셨지만, 내가 가져간 서류 중에서 몇 가지는 당장 발행이 안 되는 것들이라 다시 집에 돌아와야 했다. 그날 왕복 두 시간 넘게 길바닥에 시간을 버리고 나니, 돈 빌리는 게 정말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뼈저리게 느꼈다.
대출 금리와 현실적인 이자 부담
정부 지원금이라는 게 공짜 돈이 아니라는 걸 모르는 건 아니었지만, 막상 금리라는 걸 따져보기 시작하니 머리가 아파졌다. 신규 창업 대출이라고 해서 무조건 저렴할 줄 알았는데, 내 신용도와 매출 실적을 기준으로 보증료까지 붙고 나니 실제 체감되는 비용은 생각보다 꽤 컸다. 은행 창구 직원은 요즘 금리가 올라서 어쩔 수 없다고 하는데, 사실 그 말을 듣고도 딱히 대안이 없다는 사실이 제일 답답했다. 1금융권 대출이 안 되면 2금융권으로 가야 하나 고민도 했지만, 이자 부담이 커지면 결국 내 수익은 거의 남지 않을 것 같아서 결국 한참을 고민했다.
컨설팅 광고에 흔들렸던 순간들
중간에 ‘정부 자금 매칭 컨설팅’이라는 곳에서 전화가 왔다. 자기네가 대신 신청 서류를 봐주면 승인 확률이 90%가 넘는다는 식이었다. 비용이 몇십만 원에서 백만 원 단위까지 가길래 처음에는 혹했다. 하지만 생각해보니 그 돈을 들여서 지원금을 받는다고 해도, 결국 내 사업에서 나가는 지출일 뿐이었다. 검색해보면 정보가 다 나와 있는데 굳이 수수료를 줄 필요가 있나 싶어 다 거절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보증기금에서 직접 상담받는 게 가장 정확하고 비용도 안 드는 거였다. 왜 진작 그렇게 안 했는지 모르겠다.
여전히 풀리지 않는 자금의 숙제
이제 어느 정도 심사 서류는 제출했고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사실 이번에 대출이 나온다고 해서 사업이 갑자기 크게 번창하거나 상황이 확 좋아질 것 같지는 않다. 그냥 당장의 급한 불을 끄는 정도일 텐데, 벌써부터 매달 나갈 이자 걱정에 잠이 잘 안 온다. 주변에서는 다들 사업하면 이런 게 기본이라고 하지만, 막상 겪어보니 마음 편하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걸 매일매일 체감한다. 대출이 승인되더라도 아마 한동안은 더 쪼들리며 살아야겠지.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이런 과정을 거쳐서 살아남는지 가끔 궁금해진다. 서류 몇 장으로 내 미래가 결정되는 것 같아 찝찝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