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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겹살집을 접고 다른 간판을 달아볼까 고민만 몇 달째다

처음 프랜차이즈를 선택할 때의 안일함

한 3년 전이었나, 처음 고기집 체인점을 시작할 때는 그게 참 쉬운 길인 줄 알았다. 남들이 다 한다는 무한리필 삼겹살, 사람들이 줄을 서서 먹길래 나도 하면 당연히 잘 될 거라고 믿었던 것 같다. 그때는 프랜차이즈 컨설팅을 해준다는 곳에서 가져온 수익 예상표만 봐도 눈이 돌아갔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말도 안 되는 숫자였는데, 월 매출이 얼마고 순이익이 얼마라는 그 표를 보면서 ‘이 정도면 대출금 갚고도 남겠구나’ 싶었다. 오픈 준비 기간 동안 인테리어 비용으로만 8천만 원 정도를 썼는데, 그 돈이 어떻게 쓰이는지도 잘 모르면서 그냥 ‘프랜차이즈니까 다 알아서 해주겠지’ 했던 게 지금 와서 생각하면 가장 큰 실책이었다. 식당 창업이라는 게 그냥 간판만 달면 끝나는 게 아니라는 걸, 오픈하고 나서야 뼈저리게 느끼게 될 줄이야.

시간이 갈수록 늘어나는 고정비의 압박

가게를 운영하면서 가장 괴로운 건 역시 고정비다. 특히 배달 프랜차이즈로 형태를 조금 바꿔볼까 싶어 알아봤을 때도 결국 발목을 잡는 건 수수료였다. 무한리필이라는 특성상 재료 단가를 맞추기도 벅찬데, 배달 앱에서 떼가는 수수료까지 합치면 사실상 남는 게 거의 없었다. 요즘은 온누리상품권 가맹점 등록도 연 매출 기준이 엄격해져서 30억 원을 넘기는 대형 매장들은 아예 등록조차 제한된다는 소식을 들었다. 물론 내 가게가 그만큼 매출이 나오는 곳은 아니지만, 정책 하나가 바뀔 때마다 괜히 마음이 불안해지는 건 어쩔 수 없다. 어제도 구청에서 안내문이 날아왔는데, 이게 또 무슨 새로운 규제인가 싶어서 뜯어보기도 전에 한숨부터 나왔다. 자영업자들은 이런 자잘한 행정적인 변화에도 민감해질 수밖에 없는데, 가끔은 내가 장사를 하는 건지 서류랑 싸움을 하는 건지 헷갈릴 때가 있다.

업종 변경을 고민하지만 결론은 제자리

고깃집 간판을 떼고 다른 업종으로 변경해볼까 해서 근처 소액 창업 컨설팅을 알아본 적도 있다. 그런데 이게 단순히 등기부등본에 목적 추가하고 사업자등록증만 수정하면 되는 문제가 아니었다. 전문건설면허처럼 복잡한 면허까지는 아니더라도, 요식업이라는 게 한번 발을 들이면 나가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 주방 설비를 다 갈아엎어야 하고, 가게 구조를 바꾸려면 다시 또 인테리어 업자를 불러야 하는데 그 비용이 최소 3~4천만 원은 잡아야 한다는 소리를 들었다. 지금 상황에서 대출을 더 내서 공사를 하는 게 맞을지, 아니면 이 상태로 최대한 버티면서 매출을 조금이라도 올려보는 게 맞을지 매일 밤마다 계산기를 두드린다. SK하이닉스가 나스닥100에 편입된다는 뉴스 같은 거창한 경제 소식을 보면서, 누군가는 기업 가치를 따지고 지수를 분석하는데 나는 고작 몇백 원 오르는 상추 가격이나 걱정하고 있으니 참 대비된다.

장사가 안 풀리는 날의 반복되는 상념

어제는 손님이 정말 없었다. 오후 6시부터 9시까지 고작 세 테이블 받았다. 그 시간에 가만히 앉아서 매장 불빛을 보고 있자니, 처음 인테리어 공사하던 날의 그 분주함이 생각났다. 다들 웃으면서 성공할 거라고 말해줬는데, 현실은 텅 빈 테이블만 멍하니 바라보는 내 모습뿐이다. 무한리필 삼겹살이라는 업종 자체가 이제는 너무 흔해진 탓도 있겠지. 주변을 보면 카페가 생겼다가 금방 또 다른 식당으로 바뀌고, 그 자리에 또 다른 체인점이 들어온다. 다들 나처럼 뭔가 잘못된 것 같다는 불안감을 안고 버티는 걸까, 아니면 정말로 장사가 잘돼서 유지하는 걸까 궁금해질 때가 있다. 사실 답은 정해져 있을 텐데 애써 외면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앞으로 더 해야 할 고민들에 관하여

오늘도 또 고민이다. 다음 달이면 임대 계약 갱신 시점이 다가오는데, 월세를 조금이라도 깎아달라고 말을 꺼내야 할지 아니면 그냥 조용히 계약서를 다시 써야 할지 결정하지 못했다. 예전에는 이런 거 하나도 제대로 못 해서 끙끙 앓았는데, 이제는 그래도 이런저런 굴곡을 겪다 보니 무덤덤해진 것 같기도 하다. 사실 장사가 잘 안되는 이유는 내가 제일 잘 알고 있다. 맛이 평범하고, 홍보도 부족하고, 매장 위치도 구석진 곳이라는 거. 그런데 이걸 알면서도 막상 바꾸려니 겁이 난다. 그냥 내일은 어제보다 딱 한 테이블만 더 왔으면 좋겠다는 소박한 생각만 하면서 오늘 하루도 넘긴다. 이게 나아지는 건지, 아니면 천천히 무너지는 건지 나조차도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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