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저지르고 보는 습관이 문제인가
최근에 이것저것 알아보면서 마음만 너무 앞섰던 것 같다. 원래는 앱개발자 쪽을 좀 기웃거려볼까 싶었는데, 막상 관련 커뮤니티나 취업사이트를 훑어보니 이게 단순히 독학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그래서 일단 만만한 것부터 시작해보자 싶어 게임그래픽전문가자격증을 알아봤다. 시험 비용도 나름대로 2만 원대에서 5만 원 사이로 생각보다 합리적이라 덜컥 접수를 해버렸는데, 막상 책을 펴보니 이게 보통 일이 아니더라. 내가 너무 안일하게 접근했나 싶기도 하고, 주변에서 다들 뭐라도 따야 한다고 난리니 나도 모르게 휩쓸린 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국가자격증 시험의 현실적인 장벽들
자격증 준비라는 게 사실 시험장 찾아가는 것부터가 피곤한 일이다. 내가 접수한 시험 장소는 집에서 지하철로 한 시간 정도 걸리는 곳이었는데, 아침 일찍 일어나서 가는 길에 벌써 진이 다 빠졌다. ERP 시험이나 다른 국가자격증 공부하는 사람들 틈에 섞여서 대기실에 앉아 있다 보면 ‘내가 지금 여기서 뭐 하고 있나’ 하는 현타가 꼭 한 번씩 찾아온다. 현장에 가보면 나처럼 절박한 사람도 많지만, 그냥 스펙 한 줄 더 채우러 온 사람들도 많아서 분위기가 참 묘하다. 강남이나 분당구청 같은 곳에서 하는 구인구직 행사도 몇 번 가봤는데, 거기서 이력서 사진을 무료로 찍어주길래 일단 찍긴 했다. 그런데 그 사진이 내 마음에는 영 안 들어서 아직 어디 제출하지도 못하고 폴더에 고이 모셔두고 있다.
대기업 연계 프로그램의 씁쓸함
포스코 같은 곳에서 하는 스마트 제조 인재 양성 프로그램이나 마사회 인턴 같은 건 볼 때마다 ‘저거 정말 괜찮은 걸까’ 싶어서 홈페이지를 계속 새로고침하게 된다. 사실 현직자 멘토링이나 사업장 견학을 시켜준다는 게 언뜻 들으면 엄청난 기회 같지만, 막상 그 안에서 살아남는 것도 또 다른 숙제일 것 같아서 지원 버튼을 누르기까지가 참 길다. 4개월씩 포항에서 교육받으면서 살아야 하는 상황이 현실적으로 나한테 맞는지도 잘 모르겠고. 누군가는 청년일자리도약장려금 같은 걸 받아서 잘 다니고 있다는데, 나는 왜 아직도 제자리걸음인지 가끔 조바심이 난다.
진로를 바꿀까 고민하는 요즘의 밤
사실 원래 가고 싶었던 길은 이게 아니었다. 고등학교 때는 유아교육과를 갈까 사회복지학과를 갈까 고민했었는데, 요즘 취업 시장 돌아가는 걸 보면 차라리 그때 간호학과 같은 곳으로 눈을 돌렸어야 했나 싶기도 하다. ‘취업 잘 되는 자격증’이라는 키워드를 검색창에 넣고 하루에 몇 번씩 새로고침하는 내 모습이 가끔은 좀 한심하게 느껴진다. 경력단절이라는 단어가 나랑 상관없는 줄 알았는데, 막상 이렇게 쉬면서 자격증 몇 개 따려고 버티다 보니 내가 사회에서 점점 멀어지는 기분이 든다. 결국 자격증이 다가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당장 눈앞에 보이는 성과가 이것밖에 없으니 의존하게 되는 것 같다.
결론 없는 하루의 기록
오늘도 게임그래픽전문가 기출문제를 풀다가 중간에 덮었다. 집중이 안 된다. 며칠 전에는 홧김에 사회복지 쪽도 다시 알아봤는데, 정규 4년제 대학을 다시 갈 것도 아니고 실무로 들어가기엔 내 경력이 너무 애매하다. 그냥 다 내려놓고 쉬고 싶은 마음과 여기서 더 밀리면 끝이라는 불안감이 매일 교차한다. 아마 다음 주쯤엔 또 다른 자격증 사이트를 뒤지고 있겠지. 당장 내일 해야 할 일은 정해져 있는데, 마음은 왜 이렇게 붕 떠 있는지 모르겠다.

하루에 몇 번씩 새로고침하는 모습이 정말 공감이 되네요. 제가 방금 전에 비슷한 경험을 해서 그런지 더 와닿습니다.